2006/06/16 19:00

월드컵은 축제다.

차고 넘치는 월드컵 관련 방송 프로그램과 각종 매체의 뉴스들은 알바를 하며 삼시세끼 삼각김밥에 사이다를 먹었던 때의 그 느낌처럼 당분간은 거들떠 보기도 싫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고 넘치기 때문에 계속해서 듣기 싫은 얘기들이 자꾸만 들려옵니다. 도대체 이러다가 어떻게 될까 걱정이 앞서고 밖에 나가서 응원하는 것이 무서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어집니다.

불쾌함의 시작은 공중파 방송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경쟁을 넘어서 무언가를 맹신하는 듯 점차적으로 월드컵 내용으로만 프로그램화 했고 결과는 뻔하게 시청자들만 스트레스를 떠 안아 버렸습니다. 대기업은 미친듯이 응원 장소를 선점하고 마케팅 수단으로 삼았지만, 그게 어디 마케팅입니까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 됩니다. 매체 광고는 온통 월드컵 감성을 자극해서 하나라도 더 팔아보겠다고 기업 이미지를 올려 보겠다고 무의미한 광고를 만들고 또 만들어 쉴새없이 내보냈습니다. 지금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그들에게 책임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방송사와 기업들에게 역으로 집단 소송이라도 진행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내는 시끌벅적합니다. 거리 응원은 더 이상 거리 응원이 아닙니다. 인파속에 묻혀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절대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금지되거나 도덕적으로 비판 받을 일들을 계속해서 발산하고 있습니다. 애꿎은 자동차에 올라가 제 멋대로 색칠을 하고 부숴버리고하는 자신이 전위예술가라도 되는 냥 행동하는 사람들과 전쟁이라도 곧 일어날 것 마냥 길거리의 소매점을 무차별적으로 집단 습격하여 닥치는대로 갈취하는 강도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화면이 가득한 영화광이라도 되는 듯 길거리 여기저기에서는 남녀간의 성행위까지 이루어지고 있으며 아들, 딸, 심지어는 손자, 손녀뻘 되는 사람까지 가리지 않고 강제 추행과 성폭행들도 이루어지고 있으니, 오래전부터 자주 접해오던 미래의 얘기들이 2006년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일부 학교는 월드컵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 하다고 판단하여 애초부터 임시 휴교일을 만들어 시행하는 움직임이 있는데 학교라는 곳이 도대체 무엇을 가르치려는 건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 그렇게 길들여진 학생들에게는 장래에도 자신의 개인적인 일이 생기면 그것이 타당하다 판단하고 마음 것 시간을 조절하려 들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대체 어떤 경우에 스포츠 경기 때문에 학교를 쉴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새벽 4시에 경기하면 못자는 시간만큼 미리 자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개인이 감수하고 극복해야 할 숙제인 것인데도 그런 중요한 진리를 학교에서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결국 교사들 입장에서는 밤새 음주가무를 하거나 길거리 응원을 하고 싶은 욕구를 학생들을 핑계삼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논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더 보태 말하자면 밤새고 일하기 귀찮다는 의지를 학생들을 위한다는 표현으로 애써 가리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2002년은 부작용 보다 단결된 마음을 느끼고 자신과 같은 민족이며 이웃인 사람들끼리의 연결 고리가 생기는 좋은 현상이 더 많았습니다. 하지만 2006년의 현실은 가까운 미래의 어두운 부분을 부각시킨 픽션 영화와 다를바가 없게 되었습니다. 누구의 잘못이라 탓하기 이전에 모든 분위기를 그렇게 이끌어 가고 있는 방송사와 매체들 그리고 지도적인 입장에 서 있는 사람들은 더 늦기전에 무언가 올바르게 되도록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해야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이상 가까운 시일내에 더 과격하고 더 잔인한 사건이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으며 결국 월드컵이 끝나면 화합이 아닌 단절의 시기가 올것이고 결국 방송사와 매체는 언론의 당연한 기능이라는 핑계와 변명으로 다시 그 사건들로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럴 수도 없었지만 이번 월드컵이 먼 나라에서 열리는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게나마 인구 분할이 이루어졌으니 사건의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았던가 생각됩니다. 우리는 항상 정신 차리고 매체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늘 입버릇처럼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순간 매체는 우리를 현혹시켜서 자신들의 기사 거리로 재가공 할 욕심만 가득 채우고 있을 뿐이지, 건전한 방향으로의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더 늦기전에 이웃을 욕하고 편 가르기 보다는 매체에 맞서고 개개인 스스로의 합리적이고 건전한 판단으로 이웃간의 화합을 이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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