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신고합니다. 충성!
험난했다기 보다는 지루했고, 고되었다기 보다는 지루했고, 재밌었다기 보다는 지루했던 2박 3일간의 훈련을 무사히(랄 것도 없지만)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2년차이자 동원 입소는 첫 경험이었는데, 고결하신 선배 아저씨들과 말년 예비군들의 말로는 이번 훈련은 정말 형편 없는 훈련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있어서 나름 느끼고 온 소감을 적어보려 합니다. :)
작년에 친구가 다녀왔던 부대로 가게 되어서 사전 정보 입수를 통해 안심을 했습니다. 쾌적한 샤워 시설, 편안한 잠자리, 최고급 요리가 제공되는 곳은 당연히 아니지만; 무튼 샤워도 가능하고, 잠도 잘만큼 깨끗하고, 밥맛도 괜찮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지만, 지만, 지만, 지만 그곳은 어디? 네~ 군대 되겠습니다.
첫번째 경험으로는 역시나 밥 문제입니다. 군대 밥은 먹고 돌아서면 배가 꺼지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 입니다. 영양분은 체내로 흡수(가 잘되는지는 모릅니다)됨과 동시에 식사 후의 급작스런 훈련/전투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내장에서 음식물이 없는 것 처럼 속이거나, 음식물이 내장을 기만하고 일사분란하게 체내에 분산되어 처리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냥 말하면 아무리 돼지처럼 '쳐' 먹어대도 2~3시간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집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이번 식단 및 배식 방법은 경험상 최악이었습니다. '신병 훈련소도 이 보다 나쁠 순 없다' 입니다. 배추 김치를 직접 배식하는데 세상에 두번 먹으면 끝인 양만큼 덜어줍니다. 총각김치는 국물 한방울과 무 한개를 덜렁 내려 놓습니다. 계란 종류의 음식은 모두 비린내가 납니다. (군대에서 비리게 먹은적 별로 없음)
국의 배식도 최고였습니다. 첫째날 대략 닭국이 나왔는데, 육질의 평가는 둘째치고 한 국자 크게 퍼서 담으려다가 멈칫하더니 닭다리를 다시 국통으로 떨구고는 담아주는데 결국 제 식판에 둥둥 떠 있는것은 다름 아님 '목' 부위였습니다. 그래도 첫날까지는 국의 양으로 승부했습니다. 다음 날 부터는 국의 양이 반으로 감소하여 200ML 우유만도 못한 양으로 미역이 살짝 떠다니는 국물과 감자 반조각이 들어간 된장찌개까지 완벽하다고 밖에는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른 곳도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P.X (충성클럽 입니다.) 이용도 거의 어려운 상황에서 식당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지내는데 야간교육 때 배고파서 울고 싶었습니다. (쌀밥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두번째 경험으로는 교육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이건 뭐 예비군의 태도도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제가 군 생활할때 주특기가 통신이었고, 통신병과 함께 중대 통신장비를 관리하는 행정반 기재계였습니다. 그래서 통신장비와 오랜 애증의 관계가 있고, 이번 주특기 교육 역시 FM 방식의 무전기 조작법과 암호장비를 통한 메시지 송/수신, 선로에 연결된 야전 전화기 사용법에 대해 해당 사단에서 교육 나온 중대장 및 병사 2인이 함께했습니다.
정말 답답했던 것은 교육 내내 흐름이 끊겼습니다. 하다가 안되서 고치고 또 고치고, 중대장은 장교랍시고 칼 같은 교육/휴식 시간 엄수만 내세울 뿐 문제 해결을 나서서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예비역의 도움을 청하더군요, 암호 장비는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몰라서 왜 무전기를 통한 메세지 송/수신이 안되는지 파악 조차 못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설명도 매우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대장은 자신이 담당하는 중대의 병과 특성에 맞게 보직이 되는 것으로 압니다. 병과 분류 별로 교육을 받기 때문이죠, 근데 이 사람은 수준이 거의 갓 부임한 무개념 소위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장비 운용에 관한 지식은 통신학교에서 장기간 집중적으로 교육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참 뭘하고 수료했는지 이해가 도통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니 병사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크게 탓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물론 간부들 보다 뛰어난 병사들도 많이 있긴합니다)
장비 관리 상태도 형편이 없어서, 제품 구석구석의 흙먼지를 보고 제가 고참인냥 한마디 튀어 나올 뻔 했습니다. (장비 관리에 이가 갈리도록 시달려서 예민합니다) 군 장비가 워낙 허접해서 그런지 몰라서 흙먼지를 제거하지 않고 운용하게 되면 반드시 장비에 문제가 생기고 쉽게 고장이 납니다. (고장 수리라는 건 역시 국민 세금과 관련이 있다지요)
세번째 경험은 이대로 좋을까 싶었습니다. 사람은 쉽게 동화된다고 예비군들 모이면 다 같이 널부러지는 것도 당연하고 그와 동시에 현역 조교들이나 간부들 역시 비슷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정해진 시간만 채우고자 계속된 예산 낭비를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저려왔고 그렇다고 제가 국방 전문가가 아니니 효율적인 예비군 훈련 제도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건 아니지만, 모쪼록 서로가 즐겁고 훈련이 훈련다워서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램으로 남깁니다.
그 외에 물도 자주 끊겨서 씻기도 힘들었고, 샤워 시설이 없는 나머지 전 2박 3일간 오로지 이빨만 닦다가 왔다는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아! 그리고 너무 비판 일색이었는데 그래도 아직 간부나 현역 중에서는 진심을 다해 복무하고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은 흐뭇하면서 나태해진 제 자신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좋은 것은 언제나 그곳에는 사람이 함께하기 때문에 사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험난했다기 보다는 지루했고, 고되었다기 보다는 지루했고, 재밌었다기 보다는 지루했던 2박 3일간의 훈련을 무사히(랄 것도 없지만)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2년차이자 동원 입소는 첫 경험이었는데, 고결하신 선배 아저씨들과 말년 예비군들의 말로는 이번 훈련은 정말 형편 없는 훈련으로 전락했다는 말이 있어서 나름 느끼고 온 소감을 적어보려 합니다. :)
작년에 친구가 다녀왔던 부대로 가게 되어서 사전 정보 입수를 통해 안심을 했습니다. 쾌적한 샤워 시설, 편안한 잠자리, 최고급 요리가 제공되는 곳은 당연히 아니지만; 무튼 샤워도 가능하고, 잠도 잘만큼 깨끗하고, 밥맛도 괜찮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지만, 지만, 지만, 지만 그곳은 어디? 네~ 군대 되겠습니다.
첫번째 경험으로는 역시나 밥 문제입니다. 군대 밥은 먹고 돌아서면 배가 꺼지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 입니다. 영양분은 체내로 흡수(가 잘되는지는 모릅니다)됨과 동시에 식사 후의 급작스런 훈련/전투 부담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내장에서 음식물이 없는 것 처럼 속이거나, 음식물이 내장을 기만하고 일사분란하게 체내에 분산되어 처리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냥 말하면 아무리 돼지처럼 '쳐' 먹어대도 2~3시간 지나면 다시 배가 고파집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이번 식단 및 배식 방법은 경험상 최악이었습니다. '신병 훈련소도 이 보다 나쁠 순 없다' 입니다. 배추 김치를 직접 배식하는데 세상에 두번 먹으면 끝인 양만큼 덜어줍니다. 총각김치는 국물 한방울과 무 한개를 덜렁 내려 놓습니다. 계란 종류의 음식은 모두 비린내가 납니다. (군대에서 비리게 먹은적 별로 없음)
국의 배식도 최고였습니다. 첫째날 대략 닭국이 나왔는데, 육질의 평가는 둘째치고 한 국자 크게 퍼서 담으려다가 멈칫하더니 닭다리를 다시 국통으로 떨구고는 담아주는데 결국 제 식판에 둥둥 떠 있는것은 다름 아님 '목' 부위였습니다. 그래도 첫날까지는 국의 양으로 승부했습니다. 다음 날 부터는 국의 양이 반으로 감소하여 200ML 우유만도 못한 양으로 미역이 살짝 떠다니는 국물과 감자 반조각이 들어간 된장찌개까지 완벽하다고 밖에는 적절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다른 곳도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P.X (충성클럽 입니다.) 이용도 거의 어려운 상황에서 식당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지내는데 야간교육 때 배고파서 울고 싶었습니다. (쌀밥만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두번째 경험으로는 교육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이건 뭐 예비군의 태도도 지적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제가 군 생활할때 주특기가 통신이었고, 통신병과 함께 중대 통신장비를 관리하는 행정반 기재계였습니다. 그래서 통신장비와 오랜 애증의 관계가 있고, 이번 주특기 교육 역시 FM 방식의 무전기 조작법과 암호장비를 통한 메시지 송/수신, 선로에 연결된 야전 전화기 사용법에 대해 해당 사단에서 교육 나온 중대장 및 병사 2인이 함께했습니다.
정말 답답했던 것은 교육 내내 흐름이 끊겼습니다. 하다가 안되서 고치고 또 고치고, 중대장은 장교랍시고 칼 같은 교육/휴식 시간 엄수만 내세울 뿐 문제 해결을 나서서 해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예비역의 도움을 청하더군요, 암호 장비는 어떻게 운용되는지도 몰라서 왜 무전기를 통한 메세지 송/수신이 안되는지 파악 조차 못하고 있고 그것에 대한 설명도 매우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중대장은 자신이 담당하는 중대의 병과 특성에 맞게 보직이 되는 것으로 압니다. 병과 분류 별로 교육을 받기 때문이죠, 근데 이 사람은 수준이 거의 갓 부임한 무개념 소위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장비 운용에 관한 지식은 통신학교에서 장기간 집중적으로 교육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참 뭘하고 수료했는지 이해가 도통 되질 않았습니다.
그러니 병사들의 능력에 대해서는 크게 탓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물론 간부들 보다 뛰어난 병사들도 많이 있긴합니다)
장비 관리 상태도 형편이 없어서, 제품 구석구석의 흙먼지를 보고 제가 고참인냥 한마디 튀어 나올 뻔 했습니다. (장비 관리에 이가 갈리도록 시달려서 예민합니다) 군 장비가 워낙 허접해서 그런지 몰라서 흙먼지를 제거하지 않고 운용하게 되면 반드시 장비에 문제가 생기고 쉽게 고장이 납니다. (고장 수리라는 건 역시 국민 세금과 관련이 있다지요)
세번째 경험은 이대로 좋을까 싶었습니다. 사람은 쉽게 동화된다고 예비군들 모이면 다 같이 널부러지는 것도 당연하고 그와 동시에 현역 조교들이나 간부들 역시 비슷비슷하게 흘러갑니다. 정해진 시간만 채우고자 계속된 예산 낭비를 한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가슴이 저려왔고 그렇다고 제가 국방 전문가가 아니니 효율적인 예비군 훈련 제도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건 아니지만, 모쪼록 서로가 즐겁고 훈련이 훈련다워서 국방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램으로 남깁니다.
그 외에 물도 자주 끊겨서 씻기도 힘들었고, 샤워 시설이 없는 나머지 전 2박 3일간 오로지 이빨만 닦다가 왔다는 감추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아! 그리고 너무 비판 일색이었는데 그래도 아직 간부나 현역 중에서는 진심을 다해 복무하고 자신이 현재 맡고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는 모습은 흐뭇하면서 나태해진 제 자신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좋은 것은 언제나 그곳에는 사람이 함께하기 때문에 사람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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