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4/01 14:14

내가 지쳐가는 이유는 무엇?

나는 3월 31일에 소풍을 다녀왔다.

봄이 왔고, 좀처럼 집에만 있기엔 계절의 유혹이 컷기에 근처에 있는 남산골 한옥 마을에 다녀왔다. 아끼는 동생들과 도시락도 손수 준비해서 그곳으로 떠났고, 그 후엔 조촐히 한잔을 했다. 조촐하다고 하기엔 맥주를 마시다가 소주를 마셨기 때문에 조금은 과음을 했지만, 나름 좋은 날이었다. 취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꽤 오래 알고 있던 누나가 생각났다. 그냥 그 누나와 전화를 하고 있으면 해결 책이 보이지 않아도 마음이 편하기 때문에, 요새들어 다시 마음이 힘들었지만 해답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고, 무작정 도움 받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한시간 남짓의 통화 마음은 편해졌지만, 이내 전화를 끊고나니 다시 머리는 복잡해졌고, 마음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늘 나의 생활에 밀접하게 있는 컴퓨터, 집으로 돌아와 취기가 가시지 않은 채로 컴퓨터를 켰다. 냉정하게 얘기해 보면 나는 컴퓨터가 좋은게 아닐 수도 있다.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고 가장 쉽게 잘한다 할 수 있는 일이 단지 내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는 딱 이것 밖에 없다고 느끼는 때문일까? 하지만 결국 패턴은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킬링 타임을 즐기고 있는 내 자신을 느낀다. 싸이월드 싸이월드 블로그 블로그 그리고 몇몇 주요 사이트의 뉴스들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고 그 안에서만 대답을 듣고 싶고,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싶어한다. 이렇듯 나는 매우 좁은 범위 내에서 나의 문제들을 돌아보려고 애쓰고 발버둥 치고 있다.

내가 과연 컴퓨터로 하는 어떤 일들을 매력적으로 생각하고 천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것일까? 문득문득 생각하면 나는 나에게 더 어울리는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거라고 꿈을 꾸곤 한다. 이것은 어쩌면 한가지 일에만 집중하지 못하는 나의 단점이 관련되어서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이 드는 부분인데, 늘 고민을 하다보면 결국에는 어떤 조그만 결과를 얻지도 못한 채로 묻어버리고 덮어두고 머리로만 잘 해결되었다고 애써 나를 기만하는 행동들만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다.

나는 아직 더 넓게 생각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 아닌 것이다. 단지 난 지금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애써 아니라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지만, 결국 그렇게 부정하는 것이 내 마음속에서는 긍정이기 때문이고 결국 스스로에게 모순적이 되버린 나는 스스로에게 강한 스트레스를 던져 줌으로써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두 소모해 버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나에게 수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나의 주관에는 가장 큰 주제가 있다. 그것은 바로 행복한 가정이다. 행복한 가정은 얼핏 보면 매우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을 살아가는 나라는 사람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가장이 되어야 하고, 남편이 되어야 하고, 또한 좋은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주변의 친척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일들과 부모님과 조부모님께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물론 사람마다 저 좋은 모습을 생각하는 가치관은 다를 것이다. 가장 쉽게 얘기하면 인간적으로 됨됨이가 바른 사람이 되어야 하고, 항상 그들에게 자주 찾아뵙거나 많은 신경을 써야만 좋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그러기 이전에 능력을 보여주고 싶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그 요구 조건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나의 일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 일을 통해 경제적인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결국에는 나의 진실이다. 그것을 굳이 감추지는 않지만 왠지 나의 현실속에 반영된 무능함을 감추고 싶어하고 있고, 언젠가는 나도 잘 되는 날이 있겠지 하는 조금은 허황되고 쉬운 것을 찾으려는 나의 욕심을 감추고 싶어한다고 느끼게 된다. 결국 내게 절실한 것은 지금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인 요구 조건을 모두 충족 시킬 만큼의 결과를 원하고 있다. 이것은 당연히 큰 문제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 한가지의 행동 (예를 들면 복권이나 사업의 성공 등의) 으로 해결이 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것은 곧 꾸준한 노력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들인데, 결국에는 내가 시작조차 하지 않고 지레 겁만 먹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 싶다.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결론을 내린 후에 움직여야 하는 것도 있지만, 무작정 내가 다칠까봐 실패를 두려워 하는 마음에 그 어느 것 조차도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능동적인 삶을 원하는게 아니라, 내 스스로 나를 가두고 수동적인 삶에 안주하고 싶은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고 분명 이 안에 지금 내가 앉고 있는 문제에 대한 실마리는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난 어째서인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그래서 알지만 그 문제에 접근하기가 너무나도 공포스럽기까지 하다는 것이다.

내가 할 일, 과연 지금 저 책장에 가득히 쌓이고 내 컴퓨터에 가득 쌓여 있는 IT분야의 자료들을 바라보며 계속된 순환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게 정말 내가 할 일인가, 그게 정말 내가 좋아서 가는 길인가, 그게 정말 내가 성공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인가. 세가지 질문 중에 가장 솔직하게 성공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에 마음이 반응을 보인다. 나는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이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만큼의 여건이 되는가 또는 내 능력이 되는가에 대한 질문들을 계속 던지고 있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분명 어딘가에 답은 있을 것이다. 그것도 이미 내 안에서 준비되어 나를 재촉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 스스로의 눈과 귀를 나는 막아 두고 계속해서 무섭다고 외치고만 있다. 나는 어느새 이런 겁쟁이가 되어버린 것일까?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나라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의 싸움을 그 어느 것이 이기는 것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 이제 시작을 할 것이고 그 머리와 가슴 둘중에 하나가 패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평화적인 타협점을 찾기를 바랄 뿐이다.

왜 나는 스스로에게 거짓으로 기만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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